뉴스를 보다가 또 한 번 손을 놓고 멍하니 앉아있게 됐습니다. 중학생이 교사에게 폭언을 퍼붓고, 학부모는 오히려 학교를 상대로 민원을 넣는다는 기사였습니다. 저도 그 기사를 보면서 "도대체 학교가 왜 이렇게 됐을까"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 답답함을 안고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을 봤고, 속이 뻥 뚫리는 동시에 뒷맛이 무겁게 남았습니다. 최근 이런 뉴스를 접할 때마다 무력감을 느끼는 것은 저뿐만이 아닐 것입니다. 법이 피해자를 외면하는 현실 드라마에서 가장 먼저 마음을 건드린 장면은 화려한 액션이 아니었습니다.교사 최가윤을 살해한 학생 조규철이 법정에서 "선생님을 사랑했다"는 궤변을 늘어놓으며 단기 2년, 장기 4년의 형량을 받는 장면이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판타지 ..
코미디 연기를 정말 잘한다는 배우가, 실제로 '코미디 천재'임을 증명해 보이면 어떤 느낌일까요?저는 솔직히 고경표 배우를 보면서 이 질문의 답을 찾았습니다.드라마 《비밀은 없어》는 '거짓말을 못 하게 된 아나운서'라는 설정 하나로, 방송계 뒤편의 민낯을 끝없이 폭로하며 시청자에게 통쾌함과 위로를 동시에 선사합니다. 거짓말 불능 상태가 만들어낸 팩트 폭격의 구조 드라마의 핵심 장치는 캐릭터 아크(character arc)입니다. 여기서 캐릭터 아크란 주인공이 이야기 전반에 걸쳐 겪는 내면적 변화와 성장 곡선을 뜻하는 서사 용어입니다.33년간 '예스맨'으로 살아온 송기백이 감전 사고 이후 강제로 솔직해지는 과정은, 단순한 코미디 장치를 넘어 이 캐릭터 아크의 극단적 실험처럼 보였습니다. 주목할 것은 이 ..
솔직히 저는 이 드라마를 처음에 그냥 법정 드라마 정도로 가볍게 틀었습니다. 넷플릭스 인기 순위에 올라와 있기에 주말 저녁 시간을 때우기 위한 용도였죠. 그런데 1화 초반, 초등학생을 살해한 뒤 사체를 훼손하고 음식물 쓰레기통에 유기한 범인이 만 14세 미만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는 장면에서 저는 리모컨을 내려놓게 됐습니다.화면 속 아이의 천진난만한 표정과 대비되는 잔혹한 범죄 사실, 그리고 그 뒤에 숨어 '나는 법적으로 괜찮다'는 듯한 오만한 태도에 등골이 서늘해졌습니다.단순한 드라마가 아니라, 우리가 그동안 사회적 합의를 미루며 외면해 온 현실이 스크린 위에 그대로 올라와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촉법소년 제도, 선의로 만든 법이 어떻게 악용되는가 드라마에서 가장 먼저 충격을 주는 장면은 살인 혐의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