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서 영화를 보며 이렇게 오랫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던 적이 있었나 싶습니다.장항준 감독의 여섯 번째 장편 연출작인 《왕과 사는 남자》는 단순히 역사를 재현하는 사극을 넘어, 거대한 비극 속에 던져진 인간이 어떻게 서로를 구원하는지를 보여주는 묵직한 작품이었습니다. 평소 감독님 특유의 재치 있는 연출과 감각을 좋아했던 터라 개봉 소식을 듣자마자 가장 빠른 회차를 예매해 극장으로 향했습니다.영화가 끝난 뒤에도 한참을 머물며 곱씹게 된 이 작품에 대한 소회를 적어봅니다. 비극의 공간, 청령포가 건네는 침묵의 언어 영화의 배경이 되는 계유정난 이후, 단종이 유배된 영월 청령포는 그 자체로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었습니다.1453년, 어린 나이에 즉위한 단종을 폐위하고 스스로 왕이 된 세조, 그 과정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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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5. 28. 2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