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를 130번 찌른 사이코패스가 빌런이 아니라 설계자로 등장하는 드라마, 본 적 있으십니까?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조각도시》를 처음 접했을 때 저도 이 한 줄 설정에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우민호 감독 특유의 묵직한 서사에 지창욱, 도경수라는 두 배우의 에너지가 더해지니,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도경수의 사이코패스 빌런 연기 드라마를 보면서 제가 가장 먼저 느낀 건 도경수 배우의 연기 방식이었습니다.보통 빌런이라고 하면 험악한 표정, 터져 나오는 고함 같은 이미지를 떠올리게 되는데, 안요한은 완전히 반대였습니다.맑고 차분한 눈빛으로, 마치 날씨 얘기를 하듯 "사람을 130번쯤 찔렀나요?"라는 대사를 던지는 그 장면에서 저는 진짜로 소름이 돋았습니다. 이 캐릭터의 핵심은 사이코패스(Psy..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된다는 소식, 그냥 흘려들으셨습니까?저는 캐스팅 명단을 보는 순간 화면을 두 번 확인했습니다. 손예진, 지창욱, 나나라는 이 세 이름이 같은 작품 안에 묶여 있다는 것 자체가 심상치 않은 대작의 기운을 풍기기 때문입니다.원작 영화인 '스캔들 - 조선남녀상열지사'(2003)를 기억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더욱 설렐 수밖에 없는 소식입니다. 초호화 캐스팅이 만들어내는 시너지 손예진, 지창욱, 나나를 한 작품에 묶은 이 파격적인 라인업을 두고 업계에서는 '트리플 A급 캐스팅'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트리플 A급 캐스팅(Triple A-class Casting)이란 주연 배우 세 명 모두가 단독으로도 작품의 흥행을 견인할 수 있는 막강..
최근 극장가와 OTT 플랫폼을 막론하고 현대사를 다룬 웰메이드 작품들이 연이어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특히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의 기록적인 흥행 이후, 그 뒤를 잇는 정통 시대극에 대한 갈망이 극에 달해 있는 상태인데요. 이러한 시점에 넷플릭스(Netflix)가 한국 현대사의 가장 뜨거웠던 격동기를 정조준한 오리지널 영화 《보통사람들》의 제작 소식을 알렸습니다. 윤종빈 감독의 메가폰 아래 하정우와 손석구라는 역대급 배우들이 호흡을 맞춘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는 벌써부터 가슴이 웅장해지는 설렘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윤종빈 감독의 《범죄와의 전쟁》을 극장에서 보았을 때의 그 강렬한 전율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기에, 이번 신작 역시 제 인생 영화 리스트에 이름을..
개봉 첫날 조조로 극장을 찾는 일은 제게 흔치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연상호 감독의 신작 소식을 접한 순간, 이번만큼은 예외였습니다. 《부산행》부터 그의 독특한 세계관을 따라온 팬으로서, 이번 《군체》가 보여줄 새로운 공포에 대한 기대가 컸습니다.이른 아침, 적막한 극장에 앉아 스크린이 켜지기를 기다리던 그 찰나의 긴장감은 지금도 생생합니다.결과부터 말하자면, 이 영화는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좀비 그 이상의 진화를 보여준 《군체》를 직접 관람하며 느꼈던 전율과 그 여운을 정리해 봅니다. 좀비의 진화, '업데이트'되는 공포의 실체 《군체(群體)》라는 제목은 영화의 핵심을 관통합니다.개체 하나가 아닌, 집단 전체가 하나의 의식을 공유하며 작동하는 유기적 집합체를 의미하죠. 영화 속 감염자들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