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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드라마 열혈사제2
    sbs 드라마 열혈사제2

     

     

    개인적으로 김남길, 이하늬 두 배우의 팬이기에, 믿고 보는 드라마다,라는 생각으로 기대하며 시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시즌2 첫 화를 보면서 "이거 그냥 즐기면 되는 거 아닌가?" 하고 가볍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3화쯤 됐을 때부터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고, 결국 그 찜찜함의 정체가 뭔지를 계속 생각하게 됐습니다.

    시즌2는 분명히 재밌는 장면들이 있는데, 왜 시즌1만큼 몰입이 안 되는 걸까요. 아마 저와 같은 고민을 하시는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케미스트리가 오히려 독이 된 아이러니

     

    시즌1을 보신 분들이라면 아마 김해일과 구대영의 조합을 잊지 못할 겁니다.

    저도 시즌1을 처음 볼 때, 두 사람의 티키타카가 이렇게까지 찰떡일 수 있다는 게 신기했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시즌2에서 그 케미스트리가 오히려 역효과를 냈다고 느끼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여기서 케미스트리(Chemistry)란 배우들 사이의 현장 호흡과 상호작용이 화면에서도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것을 뜻합니다.

    드라마에서 이 케미스트리가 좋으면 시청자 입장에서는 두 인물의 관계가 더 입체적으로 보이는 효과가 생깁니다.

    문제는 시즌2의 경우, 현장에서의 친밀함이 '작품 안의 긴장감'보다 앞서버렸다는 점입니다.

     

    저 역시 초반부를 보다가 "저 배우들, 진짜 친한가 보다"라는 생각이 드는 장면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현장이 즐거운 건 나쁜 일이 아니지만, 그게 그대로 방송에 고스란히 담기면 시청자가 느껴야 할 몰입도(Immersion)가 깎입니다.

    몰입도란 시청자가 극 중 상황을 현실처럼 받아들이는 정도를 의미합니다.

    악당이 나타나도 "어차피 금방 해결되겠지"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면, 그건 몰입도가 이미 흔들린 상태입니다.

     

    이 지점에 대해 "배우들 케미가 좋은 게 뭐가 문제냐"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공적인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과 배우들끼리 사이가 좋은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실제로 유명한 작품들 중 현장 분위기가 좋으면서도 화면 속에서는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배우들의 친목이 극의 서사를 압도하는 순간, 작품은 드라마가 아니라 '예능'처럼 느껴지는 묘한 이질감을 경험했습니다.

     

     

     

    서사의 부재가 만드는 공허함

     

    드라마 비평에서 서사(Narrative)라는 말을 자주 씁니다. 서사란 단순히 이야기의 흐름을 넘어서, 인물의 동기와 갈등이 어떻게 연결되어 결말로 이어지는가를 의미합니다.

    시즌1에서 김해일이 분노하고 움직이는 데는 이유가 있었고, 그 이유가 시청자에게도 납득이 됐습니다.

     

    반면 시즌2에서는 그 서사의 중심이 흔들립니다.

    저는 4화까지 보면서 "이 사람들이 왜 이 싸움을 계속하는가"에 대한 답을 드라마가 제대로 주고 있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통쾌한 액션 장면은 여전히 훌륭했지만, 그 액션이 어떤 서사적 맥락 위에 놓여 있는지가 불분명하다 보니 공허함이 남았습니다.

     

    시즌2에 대해 아쉬운 분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긴박한 상황에서도 캐릭터들이 지나치게 가볍게 반응해 위기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뮤지컬 요소 등 실험적 연출이 극의 톤앤매너(Tone and manner), 즉 작품 전반에 흐르는 고유의 분위기와 일관된 색깔을 유지하지 못한다.

    • 악역이 강력하게 설정되어 있어도 결국 쉽게 무너질 것이라는 예측이 너무 쉽게 된다.

    국내 드라마 편성과 시청자 반응에 관한 데이터를 공개하는 콘텐츠진흥원의 분석에 따르면, 시리즈물에서 전작 대비 시청자 이탈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서사 긴장도 저하'입니다(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

    시즌2의 경우 이 지점이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사례처럼 보입니다.

    저 역시 전작의 무게감을 그리워하며, 이번 시즌이 보여주는 가벼움이 시리즈 전체의 무게추를 너무 높게 설정해 둔 결과가 아닌지 고민해 보게 되었습니다.

     

     

     

    시즌3가 나온다면 무엇이 달라져야 할까

     

    김남길 배우는 시즌2 방영 초반에 "시청률 10%를 넘으면 시즌3를 추진하겠다"는 의향을 밝혔고, 시즌2는 실제로 최고 시청률 10%를 넘겨 종영했습니다. 또한 시즌2 마지막 회에서 바티칸행을 암시하는 에필로그가 등장하면서 열린 결말 구조를 취했습니다.

    공식 제작 확정은 아직이지만, 시즌3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어 보입니다.

     

    제가 시즌2를 보면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악역의 두께입니다.

    시즌2에서도 악역이 등장해 비열한 면모를 드러내기는 하지만, 주인공들이 쉽게 제압할 수 있을 것이라는 느낌이 너무 빨리 온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만약 시즌3에서 '구벤저스'가 쉽게 상대하지 못할 만큼 치밀하고 강력한 악역이 등장한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긴장감은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또한, 캐릭터 아크(Character arc)라는 개념도 중요합니다. 캐릭터 아크란 한 인물이 이야기 전체를 통해 변화하거나 성장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시즌1의 김해일에게는 이 아크가 명확했습니다.

    시즌3에서 바티칸이라는 새로운 배경을 사용한다면, 김해일이 단순히 '강한 사제'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내면의 갈등을 안고 가는 캐릭터로 진화할 여지가 생깁니다.

    단순히 '악을 처단하는 영웅'에서 '자신의 신념과 현실 사이에서 고뇌하는 입체적 존재'로 거듭나는 아크가 필요합니다.

     

    드라마 시리즈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 통계자료를 보면, 시즌제 드라마에서 3편 이상 제작된 작품이 국내에서는 여전히 드문 편입니다(출처: 방송통신위원회). 그런 점에서 열혈사제 시리즈가 시즌3까지 이어진다면, 그 자체로도 의미 있는 사례가 될 것입니다.

     

     

     

    맺음말 : 통쾌함은 지키되, 깊이는 더해야 한다

     

    시즌2가 아쉬웠던 만큼 시즌3에 기대가 없다고 하면 거짓말입니다.

    저는 솔직히 구벤저스가 바티칸에서 어떤 사건을 마주할지 이미 궁금합니다.

    단, 그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지 않으려면 연출과 대본이 배우들의 역량을 제대로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습니다.

     

    물론 "이 드라마는 원래 유치하고 통쾌한 맛으로 보는 거다"라고 받아들이는 시각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도 그 관점 자체가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시즌1은 그 '유치함' 안에도 중심을 잡아주는 무게감이 있었기에, 시즌2의 가벼움이 더 두드러지게 느껴지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결국 드라마는 단순히 시각적인 쾌감만을 주는 도구가 아닙니다.

    시청자는 때로는 통쾌함을, 때로는 깊은 서사를 갈망합니다. 시즌2는 분명 즐길 수 있는 드라마입니다.

    액션만으로도 볼 이유가 충분하다는 의견도 틀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시즌1이 만들어 놓은 기준이 워낙 높다 보니, 시즌2의 아쉬움도 그만큼 크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다음 시즌이 제작된다면 배우들의 케미스트리를 살리되, 그 안에서 서사적 긴장감과 캐릭터의 성장이라는 본질을 놓치지 않는 방향을 찾아주길 기대합니다. 우리 모두에게 '열혈사제'는 단순한 코미디 그 이상이니까요.

    바티칸에서 펼쳐질 김해일 신부의 새로운 이야기가 부디 '진정한 정의 구현'의 새로운 기준을 세워주길 간절히 바랍니다.

     

     

     

    참고: 드라마 《열혈사제2》 정말 짧은 후기, (474) ≪열혈사제 시즌2≫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