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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사냥개들 시즌2
    넷플릭스 사냥개들 시즌2

     

     

     

    시즌 1을 보고 난 뒤, 건우의 그 우직한 눈빛이 며칠이고 뇌리에 박혀 지워지지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복싱 선수 특유의 단단함과 인간적인 다정함이 공존하는 건우라는 캐릭터는 제게 강렬한 잔상을 남겼죠. 그래서 시즌 2 공개 소식을 접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의 커다란 설렘이었습니다. 글로벌 불법 격투 도박판인 IKFC라는 확장된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다는 소식은 기대를 더 키웠고, 공개되자마자 쉼 없이 몰아본 결과 제가 내린 결론은 분명했습니다.

    이 작품은 액션 도파민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뽑아주는 '정수'라는 것입니다.
    모두가 기대했던 사냥개들 시즌 2를 함께 만나봅시다.

     

     

     

    메인 빌런 '백정', 시즌 1을 뛰어넘었는가

     

    솔직히 말하면, 저는 시즌 2를 보기 전까지 정지훈이라는 배우에게 그렇게 큰 기대를 걸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백정이라는 캐릭터를 처음 마주하는 순간, 제가 가졌던 선입견은 보기 좋게 무너졌습니다.

     

    링 위에서 섀도복싱(Shadowboxing)을 하며 등장하는 첫 신은 꽤 강렬했습니다. 섀도복싱이란 실제 상대 없이 혼자 공방 동작을 반복하며 훈련하는 방식인데, 이 장면에서 백정이 단순한 물리적 강자가 아닌 전략적인 사냥꾼임을 보여주는 연출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손안에 쇠 너클을 감춘 채 싸운다는 설정이 캐릭터에 설득력을 줍니다.

    너클(Knuckle Duster)이란 손에 끼워 타격력을 극대화하는 금속제 무기로, 맨손 격투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흉기에 가까운 치명성을 지닙니다. 이 비밀 무기 덕분에 백정의 자신감이 허세가 아닌 근거 있는 위협으로 읽히더군요.

     

    다만, 아쉬운 지점은 분명 존재합니다. 시즌 2가 진행될수록 빌런으로서의 입체감이 조금씩 옅어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악당의 동기가 "돈과 지배욕"이라는 익숙한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서, 7부작 내내 그 긴장감을 유지하기에는 캐릭터의 심리적 레이어가 다소 얇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즌 1의 박성웅 배우가 남긴 잔상이 워낙 강했기 때문인지, 개인적으로는 아슬아슬하게 아쉬운 점이 남았습니다.

     

     

     

    브로맨스가 이 시리즈를 지탱하는 이유

     

    《사냥개들》 시리즈를 단순한 액션물과 구분 짓는 가장 큰 요소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저는 주저 없이 건우와 우진의 관계라고 말하겠습니다. 제가 직접 시청하면서 눈시울이 붉어진 순간이 두 번 있었는데, 놀랍게도 둘 다 주먹이 오가는 장면이 아니라 두 사람이 서로를 말없이 바라보는 그 눈빛 장면이었습니다.

     

    이 시리즈의 감정선 설계 방식은 미장센(Mise-en-Scène) 측면에서 볼 때 꽤 치밀합니다. 미장센이란 카메라 앵글, 인물 배치, 조명, 소품까지 한 프레임 안에 담기는 모든 시각적 요소의 배치를 의미합니다.

     

    건우와 우진이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 방향과 그 사이에 흐르는 거리감 하나하나가 구구절절한 설명 없이도 둘의 깊은 우정을 전달하는 역할을 해냅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 액션 드라마의 글로벌 흥행 요인 중 하나로 인물 간의 끈끈한 감정선과 액션 시퀀스의 결합이 꼽힙니다(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

     

    《사냥개들》 시리즈가 넷플릭스 비영어권 차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던 것도 이 흥행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다만 시즌 2에서 건우의 캐릭터가 시즌 1에 비해 다소 감성적으로 변했다는 점은 저도 뼈저리게 공감합니다.

    과묵하고 절제된 청년이었던 건우가 자주 울고 흔들리는 모습이 반복되다 보니, 시즌 1에서 보았던 캐릭터의 일관성 측면에서 조금 어색하게 느껴지는 구간이 있었습니다.

     

     

     

    액션은 정말 역대급인가, 그리고 스토리는

     

    저도 처음엔 "맨손 격투 액션이 뭐가 그리 대단하겠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즌 1부터 이 시리즈를 정주행 하고 나면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뀝니다. 타격음 하나, 체중 이동 하나까지 신경 쓴 티가 역력합니다.

     

    격투 장르에서 흔히 쓰이는 콘티(Continuity)란 각 액션 컷과 컷 사이의 동작·시선·공간을 일관되게 연결하는 편집 기법입니다.

    《사냥개들 2》의 복싱 시퀀스는 이 콘티의 완성도가 매우 높아서, 화면이 빠르게 전환되어도 관객이 공간 감각을 잃지 않고 그 타격감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액션 바깥의 이야기는 어떠냐고 묻는다면, 여기서부터는 조금 솔직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시즌 2의 스토리 구조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패턴이 반복됩니다.

     

    • 주인공 주변 인물이 인질로 잡힌다.
    • 건우가 링에 오를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이 만들어진다.
    • 경기가 끝나면 새로운 위협이 등장하며 다시 반복된다.

     

    제가 경험상 이런 반복적인 구조는 자칫 극의 몰입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패턴 반복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그 사이를 채우는 캐릭터의 심리나 선택의 무게감이 부족하다는 게 더 정확한 지적일 것입니다. 대사 역시 "끝까지 우리 하는 거야" 같은 소년 만화풍 클리셰가 반복되면서 성인 누아르가 갖춰야 할 서늘한 밀도가 옅어지는 구간이 있었습니다.

     

     

     

    각성 서사와 시즌 3를 향한 기대

     

    건우의 닉네임인 '스카페이스'는 단순한 별명이 아닙니다.

    시즌 1에서 칼에 베어 생긴 흉터에서 유래한 이 이름은 그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내러티브 장치(Narrative Device)로 기능합니다. 내러티브 장치란 이야기 안에서 주제나 인물의 성격을 상징적으로 전달하는 설정이나 소품을 가리킵니다.

    얼굴에 새겨진 그 흉터가 곧 그의 정체성이 되고, IKFC라는 무법 공간에서 그 정체성이 완전히 각성하는 흐름이 시즌 2의 핵심 서사 축입니다.

     

    영화진흥위원회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시리즈물의 연속 흥행을 위해서는 IP(지식재산권)의 스케일 확장과 함께 세계관의 정교한 구축이 필수 요소로 꼽힙니다(출처: 영화진흥위원회).

    시즌 2가 100% 오리지널 스토리로 전개된 만큼, 시즌 3가 나온다면 이 세계관을 얼마나 치밀하게 확장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시즌 3에 바라는 점을 꼽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빌런 캐릭터의 심리적 동기를 지금보다 더 입체적으로 설계할 것.
    • 박훈 배우가 연기한 문광무 같은 조력자 캐릭터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서사의 안정감을 높일 것.
    • 복싱 외의 다양한 상황에서 액션의 다양성을 확보할 것.
    • 대사의 클리셰를 줄이고 서스펜스를 쌓는 극 구성을 강화할 것.

     

    시즌 2는 분명 아쉬운 지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맨손 액션 드라마 중 타격감 하나만큼은 아직 이 시리즈를 넘어서는 작품을 저는 보지 못했습니다. 액션이라는 장르적 쾌감을 사랑하는 시청자라면, 그것만으로도 다음 시즌을 기다릴 이유는 충분합니다.

     

    아직 시즌 1을 보지 않은 분이 있다면, 시즌 2를 보기 전에 반드시 먼저 챙겨보시길 권합니다.

    시즌 1의 감정적 빌드업이 차곡차곡 쌓여 있어야만 비로소 건우와 우진의 관계가 훨씬 더 깊고 애틋하게 와닿을 테니까요.

     

     

     

    참고: 사냥개들 2편 리뷰, 한국콘텐츠진흥원 공식 홈페이지, 영화진흥위원회 공식 홈페이지